
1990년대 대중문화계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파격적인 ‘번개머리’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의정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스타의 화려한 이면과 그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시련은 대중문화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많은 이들이 이의정을 시트콤 속 코믹한 이미지로 기억하지만, 그녀의 시작은 독보적인 분위기를 지닌 아역 배우였다.
1980년대 어린 시절 MBC의 대표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출연자로 방송계에 발을 들인 그녀는 1992년 드라마 ‘질투’에서 여주인공 최진실의 학창 시절 아역으로 출연하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최진실의 맑고 발랄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이의정은 성인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1994년에는 ‘뽀뽀뽀’의 제11대 ‘뽀미 언니’로 발탁되는 특별한 인연을 맺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국민적 인지도를 쌓아 올렸다.

이의정이라는 이름을 시대의 아이콘으로 각인시킨 인생작은 1996년 MBC 청춘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이다.
양옆으로 뻗친 파격적인 ‘번개머리’ 스타일과 독특한 패션 감각으로 시청률 36%라는 대기록을 견인했다. 신동엽과의 유쾌한 러브라인은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녀는 당대 워너비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부로 이어졌다. 이의정은 훗날 방송을 통해 아역 시절이던 7세 때 이미 전속 모델 출연료로 2,0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동안 번 돈으로 강남 아파트를 무려 2~4채나 살 수 있는 액수였다.

성인 전성기 시절에는 첫 광고 계약금만으로 강남 아파트를 즉시 매입할 수 있을 정도의 억대 CF 스타 반열에 오르며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정상의 자리에 있던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 찾아왔다. 한창 활동하던 중 갑작스러운 ‘뇌종양 시한부 선언’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으나, 기나긴 투병 생활 동안 마비 증세와 고통 속에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
기적적으로 암을 극복해 낸 이후에도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증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등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이어졌지만, 그녀는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모진 풍파를 이겨낸 이의정은 당당히 재기에 성공했다. 홈쇼핑 방송에서 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완판 여왕’으로 맹활약하는가 하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건강하게 소통하며 열정적으로 다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화려한 전성기만큼이나 단단해진 모습으로 제2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그녀의 발자취에 대중 역시 아낌없는 격려와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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