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숙한 미소로 오랫동안 방송을 진행해 온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손범수에게는 예상 밖의 가족사가 숨어 있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목숨을 걸고 항일투쟁에 나섰다가 10년 가까이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손기업 선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정신이 다음 세대로 이어져 아버지와 손범수, 아들까지 3대가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는 사실이다.

손범수의 조부 손기업 선생은 일제강점기 중국을 무대로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1928년 중국 베이징에서 조선혁명당총동맹을 조직해 항일운동에 나섰으며, 일제와 친일 세력을 겨냥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1930년에는 톈진 일본은행 습격에 참여했고 이후 일본의 만주전권대사였던 무토 노부요시를 암살하려는 계획에도 가담했다.

결국 일제에 체포된 그는 중국 뤼순 감옥에 수감돼 약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이러한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1963년 손기업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손범수 역시 방송을 통해 할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본 적이 있다. 2019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그는 부모님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 조부의 묘소를 찾았다. 평소 밝은 모습으로 방송을 이끌던 그였지만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걸어온 길이다. 손범수의 아버지 손호인 씨는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약 25년간 공군 장교로 복무한 뒤 준장으로 전역했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공군 장성이 된 것이다.
손범수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 공군 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이후 그의 큰아들 손찬호 씨까지 2018년 공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손호인·손범수·손찬호로 이어지는 3대 공군 장교 가족이 완성됐다. 손기업 선생부터 따지면 나라를 위해 헌신한 가족의 역사가 네 세대에 걸쳐 이어진 셈이다.
손범수는 과거 방송에서 아버지의 삶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아버지가 정작 자신의 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 긴 옥살이를 견딘 아버지 손기업 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1990년 KBS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손범수는 이후 다양한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오랫동안 대중에게 친숙한 방송인으로 자리해 왔다.
편안한 진행으로 익숙한 그의 모습 뒤에는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 할아버지와 공군 장성이 된 아버지, 그리고 자신과 아들까지 이어진 남다른 가족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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