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돌아오는 부모님의 생신날이 다가오면 마음부터 무거워지는 이들이 많다. 어떤 선물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현금 봉투나 식당 예약을 선택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형식적인 행사로 지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한다.
선물을 받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금액의 크기나 화려함보다는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에 더 깊은 감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선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부담감이 생기는 이유는 생신을 잘 치러야 한다는 의무감이 정작 서로의 마음을 살피는 유대감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자식은 부족함 없이 대접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부모는 혹여 부담이 될까 싶어 표현을 아끼다 보니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거창한 이벤트를 넘어 자신을 향한 세심한 기억과 관심이다.
아침 일찍 전하는 안부 전화 한 통
가장 먼저 생신 당일 아침 일찍 축하 인사를 건네는 행동이다. 보통 저녁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지만, 아침 일찍 걸려 온 전화 한 통은 부모의 하루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최우선으로 기억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모는 큰 위안을 얻는다. 긴 통화가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는 짧은 한마디면 충분하다.
손주의 온기가 담긴 정성 어린 손편지
두 번째는 손주들의 손길이 담긴 작은 카드나 손편지다. 시중의 화려한 카드보다 아이들이 서툰 글씨로 쓴 편지나 그림 한 장이 부모에게는 더 큰 기쁨을 준다.
자신을 떠올리며 시간을 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정성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온기가 담긴 종이 한 장은 집안 한구석에 오래도록 보관되며 부모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 준다.
취향을 기억한 소박한 음식 한 가지
마지막으로 부모가 평소 좋아하는 반찬 한 가지를 직접 준비해 가는 마음이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더라도 평소 식성과 취향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부모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
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기억해 주었다는 느낌은 마음의 거리를 단숨에 좁혀 준다. 소박한 음식 한 그릇은 식사를 넘어 온정을 나누는 따뜻한 매개체가 된다.
결국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지출한 비용의 크기가 아니라 나를 떠올리며 쏟은 시간과 정성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생신이 의무감으로 느껴졌다면 이제는 형식을 갖춰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 벗어나도 좋다.
아침 안부 전화, 아이들의 종이 한 장, 좋아하는 음식 한 가지로도 충분하다. 진심은 화려한 겉치레가 아닌 소소한 마음의 결에서 드러나며, 그 마음이 전달될 때 가족 사이에 비로소 깊은 온기가 감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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