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네티즌들에게 공포의 존재로 알려진 대리석 원뿔 달팽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리석 원뿔 달팽이”의 맹독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번 쏘이면 700명을 죽일 수 있다”는 과장된 정보와 함께 삽시간에 퍼져나간 이 이야기는 해안가 방문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대리석 원뿔 달팽이의 실제 위험성과 관련 정보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고자 한다.
대리석 원뿔 달팽이, 누구냐 너!
대리석 원뿔 달팽이(Conus marmoreus)는 청자고둥과에 속하는 맹독성 해양 달팽이다. 껍질의 독특한 대리석 무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인도양, 태평양, 호주 주변 해역 등 따뜻한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성체의 껍질 크기는 30~150mm에 달하며, 납작한 탑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뿔 달팽이는 “독침”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사냥 도구를 사용한다. 이들은 특수한 치설(radula tooth)을 혀처럼 뻗어 먹잇감을 찌르고, 신경독 성분의 독을 주입하여 순식간에 마비시킨다. 먹이는 주로 해양 연체동물이며, 다른 원뿔 달팽이도 잡아먹는다.
“700명 치사량”? 과장된 맹독성 논란

일부 언론과 SNS에서는 원뿔 달팽이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 “700명을 죽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실 이 정보는 일반인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과장된 정보다.
실제로 원뿔 달팽이 중 가장 맹독성이 강한 종으로 알려진 지리원뿔달팽이(Conus geographus)의 경우, 과거 350년간 약 30여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대리석 원뿔 달팽이(Conus marmoreus)로 인한 사망 사례는 극히 드물며, 심지어 인명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대다수 원뿔 달팽이는 해양 벌레를 잡아먹으며, 사람에게 큰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담배 한 개비” 시간밖에? 오해와 진실

원뿔 달팽이에 쏘이면 “담배 한 개비를 피울 시간밖에 남지 않는다”는 속설 또한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는 맹독성 어식성(물고기를 먹는) 원뿔 달팽이인 지리원뿔딸팽이에 대한 과장된 표현이다. 이 종에 쏘일 경우, 독이 빠르게 퍼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대리석 원뿔 달팽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원뿔 달팽이의 독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독침에 쏘일 경우 심한 통증, 부종, 마비,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원뿔 달팽이 독, 의학적 가치는 무궁무진

원뿔 달팽이의 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지만, 의학 연구 분야에서는 매우 가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뿔 달팽이의 독에는 “코노톡신(conotoxin)”이라는 다양한 펩타이드 혼합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들은 강력한 진통 효과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코누스 마르모레우스(Conus magus)라는 종의 독에서 추출한 “지코노타이드(Ziconotide)”는 모르핀보다 1,000배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난치성 통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간질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응용될 가능성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대리석 원뿔 달팽이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맹독을 가진 위험한 생물이지만, “700명 치사량”과 같은 과장된 정보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원뿔 달팽이의 실제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한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해변 생활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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