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사칭 거액의 로맨스 스캠 사건…점점 고도화 되는 스캠 사건의 피해 규모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브래드 피트 로맨스 스캠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기술이 악용되어 한 여성이 거액의 재산을 잃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안(Anne, 가명, 50대)은 2023년, 가족 여행 중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가 자신을 브래드 피트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계정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후 브래드 피트를 사칭하는 인물로부터 “당신 같은 여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고, 1년 반 동안 온라인 관계를 이어갔다.
AI 기술의 악용

사기범은 AI로 생성된 사진과 감성적인 메시지를 사용하여 안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신장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고, 안젤리나 졸리와의 이혼으로 계좌가 동결되었다는 거짓말을 했다. 안은 이 말에 속아 이혼 위자료로 받은 83만 유로(약 12억원)를 송금했다.
그러다 안은 브래드 피트가 이네스 드 라몬과 데이트하는 기사 사진을 보고 놀라게 되었다. 이에 사기범들은 안이 브래드 피트의 열애 기사를 보고 의심하게 되자, AI로 가짜 뉴스 영상을 제작해 피트와 안이 만나는 사이라는 기사를 제작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안은 시간이 흘러 그동안 자기가 사기를 당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심각한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사기꾼을 고소하고 법률 비용 마련을 위한 온라인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TF1 방송은 사건 보도 후, 피해자에 대한 사이버 불링이 심각해지자 관련 영상을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이처럼 최근 로맨스 스캠은 이메일과 SNS 채팅을 통한 수법에서 이제는 AI를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는 고도의 사기 수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비슷한 수법으로 키아누 리브스, 조니 뎁, 케빈 코스트너 등 다른 유명인을 사칭한 로맨스 스캠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로맨스 스캠, 경제적 피해 규모 급증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최근 5개월간 발생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502억 원에 달하며, 이는 국가정보원이 최근 5년간 집계한 연간 평균 피해액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피해액은 11억 4천만 달러(약 1조 5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며, 피해 금액은 3억 8,900만 달러(약 5,200억 원)에 이른다.
로맨스 스캠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은 로맨스 스캠의 주요 발원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의 외로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대만에서도 로맨스 스캠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기 수법은 가짜 투자 플랫폼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자금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이용한 로맨스 스캠의 증가
최근 로맨스 스캠은 가상자산 투자를 미끼로 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기범들은 데이팅 앱이나 SNS를 통해 알게 된 이성에게 접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한다. 이들은 소액 투자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켜 신뢰를 얻은 후, 점차 투자 금액을 늘리도록 유도한다.
거액의 투자가 이루어지면 출금을 막고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미국 법무부는 로맨스 스캠과 연관된 2억 2,530만 달러 상당의 USDT(테더)를 압수하기도 했다. 한 인도 남성은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알게 된 여성에게 속아 20만 달러(약 2억 6천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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