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자신있게 밀었던 아이언맨 후계자 ‘아이언하트’가 크게 망한 이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새로운 디즈니+ 드라마 ‘아이언하트’가 공개되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심지어 대부분의 영화팬들은 이 작품이 공개되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를 통해 데뷔하며 차세대 아이언맨으로 기대를 받았던 출발과 달리 사실상 마블의 흑역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이언맨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리리 윌리엄스가 어째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했을까? 영화 마니아의 시선으로 그 이유를 심층 분석해 본다.
성급한 등장과 설득력 부족
아이언하트, 즉 리리 윌리엄스의 첫 등장은 2022년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였다. 토니 스타크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인물이 갑작스럽게 아이언맨의 후계자 자리를 꿰차면서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언맨의 오랜 팬들은 ‘아이언맨 3’에 등장했던 할리 키너나 토니 스타크의 딸 모건 스타크야말로 진정한 후계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리리 윌리엄스는 설득력 있는 서사 없이 덜컥 아이언맨의 아이덴티티를 넘겨받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디즈니는 팬들의 이러한 지적과 비판을 뒤로한채 PC사상을 기반으로 리리 윌리엄스가 차세대 아이언맨의 후계자임을 강조했다.
이런 대중의 비난을 받은만큼 디즈니는 ‘아이언하트’를 정말 잘 만들어야 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안좋은게 문제였다.
“이거 슈퍼 빌런 아니야?” 캐릭터 붕괴와 공감대 부족

‘아이언하트’ 드라마에서 리리 윌리엄스는 뛰어난 지능을 가졌지만, 공감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묘사된다. MIT에서 퇴학당한 후 범죄 조직에 가담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모습은 기존 MCU 히어로들과는 거리가 멀다. 영웅으로서 책임감이나 도덕적 깊이가 부족한 탓에 팬들은 리리에게서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심지어 “딱 주인공이기만 한 슈퍼 빌런”이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기술적 개연성 부재
아이언맨 슈트는 MCU 내에서 전략 무기로 취급될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리리는 아크 리액터 대신 태양열과 풍력으로 슈트를 작동시키는 등 기술적 개연성을 무시하는 설정을 보인다. 또한, 인공지능(AI)을 만들 돈이 없다면서 노트북으로 친구의 AI를 뚝딱 만들어내는 장면은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막판에는 마법의 힘까지 빌리는 모습을 보여줘 과학과 지식으로 모든걸 해결한 토니 스타크의 후예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PC주의 논란과 과도한 재해석

일부 팬들은 아이언하트가 PC(정치적 올바름)주의를 내세워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비판한다. 흑인 여성 히어로라는 설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존 아이언맨 서사를 훼손하면서까지 새로운 캐릭터를 부각하려는 시도가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다. 원작 코믹스에서의 설정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아이언맨을 폄훼하는 듯한 묘사가 등장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아이언맨의 그림자에 가린 새로운 시도
‘아이언하트’는 아이언맨의 후계자가 아닌, 독자적인 히어로로 거듭나려는 리리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하지만 아이언맨의 그림자가 너무 컸던 탓일까. 팬들은 리리에게서 아이언맨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 했지만, ‘아이언하트’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아이언맨 없는 아이언맨 드라마”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비판적인 시선 속에 마무리되었다.
결론적으로 ‘아이언하트’는 성급한 후계자 설정, 캐릭터 붕괴, 기술적 개연성 부족, PC주의 논란 등 여러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MCU가 앞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서사와의 조화, 설득력 있는 캐릭터 구축,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진정성 있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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