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새로운 시작’ 리뷰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7번째 작품으로, 전작의 유산을 잇는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와 설정을 도입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스칼렛 요한슨, 조나단 베일리, 마허샬라 알리 등 새로운 캐스트가 합류하여 기대를 모았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시작(Rebirth)’이라는 부제와 함께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그러나 영화는 익숙한 이야기 구조와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인젠의 숨겨진 섬, DNA 샘플을 확보하려는 인간들의 사투,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공룡들의 위협 등, 기존 시리즈의 클리셰를 답습하는 데 그쳤다.
영화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과학 윤리, 기업의 탐욕, 공룡과의 공존, 유전자 조작 등 여러 주제를 건드리면서도 어느 하나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했다. 등장인물 각자에게 감정적 여정을 부여하려 했으나, 오히려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핵심은 공룡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던지는 메시지여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에서는 공룡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인간 중심의 이야기가 강화되면서 시리즈 본연의 매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있다. 여기에 막판 문제의 혼종 공룡을 등장시킨 대목은 시리즈의 본연과는 다소 거리가 먼 설정이었고 이 시리즈에 애정을 느낀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가져다 준 대목이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메시지가 희미해졌고 혼종 공룡을 통한 볼거리에 치중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전작인 ‘고질라’, ‘스타워즈:로그 원’ 등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출력을 바탕으로 ‘쥬라기 월드’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는 클래식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연출하며 기대를 높였으나, 결국 익숙한 길로 회귀하면서 차별화에 실패했다. 새로운 공룡인 뮤타돈 역시 인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했지만, 그 활용도가 미미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다양한 촬영방식과 편집으로 공룡 캐릭터들의 공포를 극대화 하려는 점은 돋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가 그랬던 것처럼 공룡의 신체 일부를 희미하게 보여주다가 서서히 전신을 드러내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만 봐도 가렛 에드워즈는 어느 정도 크리처를 잘 활용하는 연출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점에서 본다면 메시지와 드라마틱함이 공존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 보다는 다르 크리쳐물을 연출해 보는게 어떨까 생각한다. 그외에 1993년 첫 시리즈인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 대한 헌사와 오마주격 장면들도 상당히 등장한 대목도 괜찮았지만 극의 아쉬움을 덮을 정도는 아니었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을 제공하지만,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메시지 전달에는 실패했다. 새로운 캐릭터와 설정은 기존 시리즈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다양한 주제는 산만하게 흩어져 버렸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팬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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