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장’ 리뷰

최성은 감독이 연출하고 소지섭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은 공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오세형, 김균태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느와르 액션 장르로, 조직의 암투와 복수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과연 ‘광장’은 원작의 명성을 잇고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을까?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는 조직을 떠났던 남기준(소지섭 분)이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기본 줄거리만 봤을때 느와르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로, 예측 가능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광장’의 원작 웹툰은 이러한 클리셰를 작품이 지닌 특유의 정서, 분위기, 강렬한 그림체와 볼거리로 극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 될수 있었다.
최성은 감독은 드라마 초반부터 원작이 지닌 서늘한 분위기와 긴장 요소를 최대한 담아내 원작의 요소를 따라 하는듯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가 추구하고자 한 것은 대중에게 너무 익숙한 팝콘용 오락 액션물이었다.
여기에 원작 팬들도 지적한 웹툰의 주요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되고 말았다.
원작의 묵직하고 깊이있는 정서와 분위기를 굳이 지향할 필요는 없더라도, 최대한 그와 비슷하거나 혹은 다른 매력의 정서를 제공하면 된다.
하지만 최성은 감독의 연출은 이 작품을 최대한 안전하고 볼만한 수준으로 가져가려고만 한다.
즉, 야망과 지향점이 전혀 보이지 않은 작품으로 넷플릭스나 영화에서 흔히 볼수있는 단순한 복수극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점에서 봤을때, 과연 최성은 감독과 제작진이 원작을 제대로 봤는지 의문이고, 최소한의 예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서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기대했던 액션과 볼거리도 온전하다고 볼수없다.
우선 주인공 남기준을 연기한 소지섭은 13년 만에 누아르 액션 장르로 복귀하여 묵직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소간지’로 상징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액션 연기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또한 절제된 감정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남기준 캐릭터를 소화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액션 스타일은 원작과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일부 시청자들이 리뷰를 통해 지적했듯이 이번 작품속 소지섭의 액션은 마치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시리즈를 연상시킨ㄹ다.
그만큼 원작 ‘광장’이 지닌 개성과 특유의 볼거리를 살리는데 실패한 셈이다.
‘광장’의 액션은 어쩔때 잔인하고 파괴력이 넘칠때가 있지만, 이는 액션 영화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볼거리에 불과하다.
감독과 제작진은 소지섭의 남기준을 그저 ‘K-존윅’으로만 그리고자 했으며, 그가 어떻게 일당백 액션을 현란하게 펼칠지에만 집중한다.
이를 실사화로 표현하게 된다면 다소 과장되고 이질적인 볼거리가 된다.
원작속 남기준의 액션이 단순하게 묘사되지만, 그 안에 담긴 싸움 고수의 고민과 서늘한 느낌을 담아냈다.
적어도 원작을 봤다면 이러한 액션의 정서를 따라하던가, 아니면 이를 능가할 액션을 보여줘야 했지만, 전자에서 언급했듯이 ‘광장’의 액션은 평범 그 자체였다.

드라마에는 허준호, 안길강, 이범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조연 캐릭터들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체 평범한 클리셰 캐릭터로 전락했다.
분명 큰 아우라와 카리스마를 뽑아낼 배우들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 했다는 것은 감독의 연출력 부족이라고 정의해야 한다.
여기에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 공명과 추영우는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지 않아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가장 큰 실패는 주인공 남기준 캐릭터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 부족으로, 제아무리 소지섭이 외형이 멋있다 한들 그에 대한 제대로된 묘사가 부족했다면 캐릭터가 빛날수 없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 설정이 너무 심하게 변경된 부분이다.
원작의 깊이있는 서사와 캐릭터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배우들이 아무리 열연을 펼쳐도 큰 감흥이 없었다.

이밖에도 상당한 부분에서 ‘광장’은 원작 웹툰과 비교했을 때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원작의 핵심 설정인 ‘광장 결투’가 축소된 것만 봐도 감독과 제작진이 원작에 대해 너무 무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장면이 지닌 무게와 상징성 그리고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이 장면은 잠깐 등장하는 장면이 아닌 메인으로 묘사되어야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제작진은 이 작품의 상징성을 철저하게 무시해 버렸고, 그것이 ‘광장’이 지닌 특유의 정서와 개성을 버리는 큰 패착이 되었다.
드라마가 웹툰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단순한 복수극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은 소지섭의 액션 연기와 탄탄한 조연진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스토리와 평면적인 캐릭터, 원작과의 괴리감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을 표방했지만, 장르적 쾌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깊이 있는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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