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이파이브’ 리뷰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는 장기 이식을 통해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코미디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유쾌함과 기발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영화는 5명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장기 이식을 통해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와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악당에 맞서 싸우는 액션을 버무려 낸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앙상블 & 한국 영화계 새영웅 이재인의 탄생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심장 이식 후 괴력을 얻게 된 태권 소녀 완서(이재인)를 비롯하여, 폐 이식으로 강풍 능력을 얻은 지성(안재홍), 신장 이식 후 미지의 능력을 갖게 된 선녀(라미란), 간 이식으로 치유 능력을 얻은 약선(김희원), 각막 이식으로 전자기파를 보게 된 기동(유아인)까지, 저마다 독특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배우들은 이러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며 유쾌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특히 라미란과 안재홍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다시 만나 찰떡같은 호흡을 선보인다.
여기에 사실상 영화의 메인 액션을 담당한 이재인의 발랄한 태권소녀 열연은 영화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며, MZ히어로의 정석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재인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확실한 미래이자 영웅임을 증명한다.
유아인, 김희원, 오정세 역시 제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간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선보인 신구와 메인 악역을 연기한 박진영의 독특한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예측 불허의 스토리와 키치한 액션

영화는 슈퍼히어로 대 빌런의 구도를 따르면서도, 독특한 설정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
예배당 천장까지 솟은 사이비 교주 영춘(신구/박진영)의 동상이나, 왕관을 쓰고 망토를 걸친 영춘을 경배하는 신도들의 모습은 한 편의 만화 처럼 연출되었다.
또한, 태권도 동작을 기반으로 한 완서의 액션과 무협지에서 볼 법한 영춘의 무자비한 액션은 키치한 매력을 더한다.
또한 감독의 전작인 ‘과속스캔들’,’써니’의 대표적인 장면들을 생각해 본다면 강형철 감독 특유의 말맛이 잘 살려진 입담과 유쾌한 대사도 재미요소중 하나다.
유아인 리스크, 그럼에도 빛나는 영화의 진정성

강형철 감독은 “이 영화는 한 사람만의 영화가 아니라, 빛나는 배우들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라며 영화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영화 ‘승부’처럼 ‘하이파이브’도 유아인의 출연 분량을 최소화하지 않고, 영화 자체의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부분은 어느정도 성공했으며, 이야기 흐름에 크게 방해받지 않은 선에서 유아인의 분량을 적절하게 조절했다.
오히려 그 부분을 전자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배우들이 개성넘치는 연기로 충분히 매꿔져서 여러 배우들의 매력이 잘 담겨졌다.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DC의 ‘더수어사이드 스쿼드’ 처럼 캐릭터들의 개성과 조화로 완성된 앙상블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아쉬운 대목

신나는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이야기가 다소 느슨해지는 감이 있으며, 초능력자들의 설정값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혼란을 줄 수 있다.
또한 일부 유머 코드나 설정이 작품이 연기된 시기를 고려해 본다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편집과 음악 활용에 있으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올드’하다는 느낌을 전해줄 것이다. 일부 편집에서는 유아인의 분량 조절 때문인지 다소 중구난방 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일부 CG와 시각효과가 주성치의 영화처럼 과장되게 그려진듯 보이지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어 아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하이파이브’는 유아인 리스크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형철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앙상블, 독특한 설정과 액션으로 충분히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다. 킬링 타임용 오락 영화를 찾는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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