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홈쇼핑 산업의 침체 원인은 다름아닌 넷플릭스?
한때 홈쇼핑은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였으며, 많은 이들에게 유망한 산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TV 시청 인구 감소, 온라인 쇼핑의 급부상, 복잡한 규제 환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홈쇼핑 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홈쇼핑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TV를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전화로 주문을 받는 편리함은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홈쇼핑은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특히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에는 중소기업들이 판로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며 경제 회복에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온라인 쇼핑, 특히 모바일 쇼핑이 급증하면서 홈쇼핑의 입지는 점차 약화되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TV 앞에 앉아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시청하며 상품을 구매하는 대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홈쇼핑 업계는 TV 시청률 감소와 e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들의 미디어 이용 패턴 변화로 TV 시청이 줄어들고,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홈쇼핑의 주 고객층마저 TV를 외면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TV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7개사의 평균 거래액은 2023년 대비 4.4% 감소한 19조 3,423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 매출액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TV 시청자 수 감소와 모바일 중심의 e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맞물린 결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홈쇼핑 업체들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송출 수수료 부담까지 안고 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은 2018년 46.1%에서 2023년 65.7%로 급증하여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러한 홈쇼핑 업계의 위기 배경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급부상이 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용자 맞춤형 추천 시스템과 편리한 시청 환경을 제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OTT 서비스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하여 2023년에는 77%에 달했으며, 이는 전통적인 유료 방송 시장의 성장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스포츠 중계, 라이브 쇼핑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TV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자구 노력과 미래 전략

홈쇼핑 업계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TV 방송 의존도를 줄이고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숏폼 콘텐츠 등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여 젊은 세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여기에 고마진 상품인 패션,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의 판매를 늘리고, 타사에서 판매하지 않는 단독 상품을 확대하여 경쟁력을 확보중이다.
그리고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강화하고,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 셀럽 활용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하여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 도입과 IPTV 사업자와 협력하여 OTT 콘텐츠를 통합 제공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홈쇼핑 업계는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넘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홈쇼핑 업계의 미래는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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