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알핀 F1 팀 인수설 나와
최근 현대자동차가 포뮬러 원(F1) 진출을 위해 프랑스 F1 팀인 알핀(Alpine)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팀 인수를 넘어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설은 르노 그룹의 CEO였던 루카 데 메오(Luca de Meo)가 지난주 사임한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왔다. 르노의 새 경영진이 알핀 팀의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가 알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호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 액션을 통해 전해지게 되었다.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부문을 이끌고 있는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의 존재 또한 이번 인수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는 과거 르노 F1 팀의 감독을 역임했으며, 2021년 알핀으로 팀명이 변경될 당시 르노 그룹 CEO에 의해 해임된 바 있다. 만약 현대차의 알핀 인수가 성사된다면, 아비테불 감독에게는 과거의 아쉬움을 씻고 F1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르노의 새 경영진이 알핀 팀 매각을 결정한다면, 현대차에게는 F1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F1은 막대한 자본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기존 팀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한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F1 무대에 발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알핀을 인수하게 된다면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F1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된다.

하지만 현대차가 F1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엔진 공급 문제다. F1은 차체(Chassis)와 동력계(Power Unit)를 모두 직접 개발·제작하기 어려워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모터스포츠로 꼽힌다. 알핀 팀은 2026년부터 르노 엔진 대신 메르세데스 엔진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알핀을 인수하더라도 메르세데스의 기술력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막대한 투자 비용 또한 현대차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소다. F1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연간 수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며, 고도의 기술 인프라, 인력, 전담 레이싱 조직 등 상당한 준비가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F1 진출 대신 현재 주력하고 있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과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인 시릴 아비테불은 “우리는 WRC, WEC 참가로 충분하고 여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F1 프로젝트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F1은 2026년부터 엔진 규정을 변경하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지속가능연료 기술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가 주력하는 전동화 기술 및 탄소중립 전략과 맞물리며, F1을 미래차 기술의 실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대차가 F1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F1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무대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에게 최고의 마케팅 장이자 기술력 검증 무대다. 현대차가 F1에 참가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 고성능 기술 개발 가속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진입점이 될 수 있다. 또한 F1 팬층이 두터운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와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있다.
현대차의 F1 진출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알핀 인수 검토 소식은 현대차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야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가 F1에 진출하여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전략대로 WRC와 WEC에 집중할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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