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식 이야기 – 베이컨이 미국이 국민 음식이 될 수 있었던 마케팅 기법
1920년대, 미국에서 베이컨은 현재와 같은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Beech-Nut Packing(비치넛패킹)이라는 베이컨 회사는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에드워드 버네이스라는 홍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버네이스는 경쟁사와의 단순 경쟁을 넘어 베이컨에 대한 소비자 수요 자체를 늘리는 ‘큰 생각(Big Think)’ 전략을 제안했다.
버네이스는 당시 미국인들이 간단한 아침 식사를 선호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든든한 아침 식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의사들을 활용했다. 그는 의사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든든한 아침 식사가 가벼운 식사보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4,500명의 의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버네이스는 이 결과를 언론에 배포하여 “4,500명의 의사가 든든한 아침 식사를 권장한다”는 기사를 싣게 했고, 많은 기사에서 베이컨과 계란이 든든한 아침 식사의 대표적인 예시로 소개되었다.
소비자들은 이 기사를 통해 ‘베이컨 = 건강한 아침 식사’라는 공식을 머릿속에 각인하게 되었고, 식품 회사들은 베이컨과 계란 정식을 ‘건강한 아침 식사’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베이컨을 미국인의 대표적인 아침 메뉴로 자리 잡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케팅의 위력: 판매량 증가와 경제적 효과

버네이스의 마케팅 전략은 베이컨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 내 베이컨 판매량은 연간 40억 달러를 넘어섰고, 레스토랑 베이컨 소비량은 25% 증가했다. 이러한 성공은 마케팅이 소비자 행동과 인식을 얼마나 강력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경제적 관점
흥미로운 점은 베이컨이 얇은 두께에 비해 열량이 높고 지방과 나트륨 함유량이 많아 이상적인 ‘건강식’과는 거리가 먼 식품이라는 사실이다. 버네이스는 이러한 단점을 교묘한 마케팅으로 가리고, 든든한 아침 식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베이컨과 연결시켜 소비자들이 베이컨을 건강한 선택으로 여기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는 마케팅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을 조작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버네이스는 ‘인간 심리를 현대적인 기업 홍보에 활용한 달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정보를 조작해 대중의 생각을 왜곡한 악인’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에드워드 버네이스와 비치넛패킹의 협업은 마케팅이 어떻게 특정 제품을 국민 음식으로 만들고,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이 사건은 마케팅의 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소비자 행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창의적인 전략 수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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