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북한이 아니다? 김정은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 말한 이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과거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전략적 고려가 자리 잡고 있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한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없으며, 당시의 국제 정세, 북한의 내부 상황, 그리고 김정은 개인의 외교적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회고록에서 2018년 3월 김정은과의 극비 만남 내용을 공개했다.
폼페이오에 따르면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정은의 이러한 발언을 근거로, 미국이 한반도에 군사력을 강화해도 북한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발언이 북한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려는 시도였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독자적인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이는 북한이 역사적으로 국경을 접한 강대국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려 했던 노력과도 맥을 같이 한다.
2018년 당시 김정은은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적극적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미국 측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적인 제스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미국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적 계산이 작용했을 수 있다.
변화하는 국제 질서와 북한의 셈법

하지만 현재 김정은이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과거와 같은 대답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북핵 문제는 미중 경쟁의 하위 변수로 전락하고, 북한은 이 구도 속에서 더욱 복잡한 셈법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의 주한미군에 대한 입장은 유동적이며, 앞으로도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김정은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유는 지정학적 현실, 복잡한 국제 관계, 그리고 북한의 생존 전략 등이 얽힌 결과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미국을 지지하거나 중국을 배척하는 의미로 해석하기보다는, 북한이 처한 특수한 상황과 김정은의 외교적 전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도 북한은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정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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