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서울 3대 떡집은 어디?
어디에나 있는 듯 하지만 특별한 떡. 떡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삶과 문화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존재다.

각 달을 대표하는 떡이 있었고, 지역마다 고유한 떡들이 전해져 내려왔다. 떡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특별한 존재다. 예부터 떡은 잔치나 제례 등 중요한 의례에 사용되었으며, 이웃과 나누는 풍습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쌀 수탈로 인해 떡의 위상이 추락했고, 서구 문화의 유입과 함께 빵과 케이크에 밀려 떡은 점차 잊혀져 갔다.
이러한 ‘떡의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전통을 지켜나가는 떡집들이 있었다. 서울의 3대 떡집으로 불리는 낙원떡집, 비원떡집, 경기떡집은 오랜 역사와 장인 정신으로 떡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설을 맞아 활기가 넘치는 이 떡집들을 찾아 그 역사와 맛의 비결을 알아본다.
100년의 역사를 빚는 ‘낙원떡집’

서울 낙원동 1번지에 위치한 낙원떡집은 1919년 문을 연, 4대째 이어오는 떡집이다. 궁녀에게 떡을 배운 고(故) 고이뽀(본명: 김영선) 할머니가 처음 문을 연 이후 한국전쟁 중에도 피난지에서 떡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현재는 4대째 이광순 씨와 그의 아들 김승모 씨가 함께 운영하며 100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칼을 사용하는 낙원떡집이지만, 떡은 결코 고루하지 않다. 한 입 크기로 개별 포장된 설기, 영양떡, 인절미, 두텁떡은 아름다운 색감과 세련된 모양을 자랑한다. 딸기, 포도, 녹차, 백년초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개성 있는 떡을 만들고 있으며, 모든 재료는 국산을 고집한다. 특히 쑥 인절미는 쑥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대표 메뉴다.
궁중의 품격을 담은 ‘비원떡집’

서울 수송동에 위치한 비원떡집은 궁중음식 전문가인 한희순 상궁에게 떡을 배운 홍간난 씨가 1949년 문을 연 곳이다. 3대째 안상민 씨가 운영하며, 간판도 없이 아는 사람만 찾아오던 떡집을 세상에 알렸다. 갤러리처럼 꾸며진 가게 내부는 떡을 고급 디저트처럼 진열하여 눈길을 모았다.
비원떡집의 떡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얇게 썬 석이버섯, 대추, 밤, 잣, 당귀를 고명으로 사용한 갖은편은 그 섬세함에 감탄하게 된다. 거피팥 고물을 묻힌 두텁떡에는 호두, 밤, 잣, 유자, 대추, 꿀이 듬뿍 들어있다. 팥소를 넣은 흰떡과 쑥떡이 한 쌍을 이루는 쌍개피떡은 씹을수록 푸근한 식감을 선사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껏 만든 떡은 그 가치를 충분히 한다.
3형제의 손맛이 깃든 ‘경기떡집’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경기떡집은 2대째 이어오는 떡집으로, 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1970년대 종로 흥인제분소에서 떡을 배운 최길선 씨가 1996년 개업했으며, 셋째 아들 최대한 씨는 전국 최연소 떡 명장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경기떡집의 대표 메뉴는 이티떡이다. 쑥굴레찰떡을 변형하여 개발한 이 떡은 쫄깃한 찰떡을 흰 팥소가 감싸고 있는 독특한 모양이 특징이다. 모둠영양찰떡에는 말린 크랜베리가 들어가 밤, 콩, 호박, 잣과 조화로운 맛을 낸다. 최대한 씨가 개발한 단호박 소담떡은 샛노란 색감과 달콤한 맛으로 명장의 솜씨를 뽐낸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3대 떡집. 이들은 떡에 대한 열정과 장인 정신으로 떡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떡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의 노력이 이어져 떡 문화가 더욱 발전하고 널리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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