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결국 돌고돌아 KF-21을 선택하게 된 배경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 사업이 수년간의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분담금 문제, 기술 유출 논란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인도네시아가 결국 KF-21, 자국 명칭 F-33 도입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KF-21 사업은 노후화된 한국 공군의 전투기 대체와 항공 기술력 확보를 목표로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는 개발비의 20%를 투자하고 기술 이전을 받는 조건으로 공동 개발에 참여했지만, 2017년부터 분담금 납부를 지연하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기술 유출 시도까지 발생하면서 양국 간 신뢰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KF-21 사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튀르키예의 KAAN 전투기 도입을 고려하는 등 다른 선택지를 모색하기도 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방장관 시절부터 무기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 왔으며,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미국의 F-15EX 전투기 등 다양한 기종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여러 요소를 고려한 결과 KF-21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인도네시아는 왜 KF-21 사업에 남기로 했을까?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전통적인 방산 협력 파트너로서, 과거 KT-1 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잠수함 등을 한국에서 도입하며 관계를 이어왔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우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인도네시아 공군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1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상 KF-21은 섬나라 방어에 적합한 선택지다.
여기에 인도네시아는 KF-21 사업을 통해 항공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자국 항공 산업을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 분담금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술 이전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KF-21 사업은 인도네시아에게 경제적인 이점도 제공한다. 인도네시아는 KF-21의 부품 생산에 참여하고, 향후 동남아 지역의 KF-21 정비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F-21 사업은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 지연, 기술 이전 범위 조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양국은 KF-21 사업을 통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방산 협력을 넘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Indo Defence’ 방문으로 인도네시아 기술진 현안으로 그동안 다소 경색됐던 양국 방산협력 관계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했다”며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화력 및 방공체계 등 다양한 분야로 방산협력을 강화해 향후 동남아지역 전체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F-21이 F-33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인도네시아 영공을 누비는 날을 기대하며,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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