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간의 ‘호텔경제학’ 논쟁이 뜨겁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을 “괴짜 경제학”이라며 맹비난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논쟁이 단순한 막장 싸움이 아닌, 케인스와 프리드먼 같은 거물 경제학자들의 이론적 대립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경제학’이란 무엇인가?

‘호텔경제학’은 이재명 후보가 경제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개념으로, 다음과 같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설명된다:
1.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 예약금을 지불한다.
2.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는다.
3.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4.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한다.
5.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6.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 원을 환불받는다.
이재명 후보는 이 시나리오를 통해 “마을에 들어온 돈은 없지만, 돈이 돌면서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며, 정부 재정을 통한 소비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텔경제학’에 대한 비판

이준석 후보는 ‘호텔경제학’에 대해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하며, 이는 “한계소비성향을 1로 해서 계속 도는 무한 동력이냐”고 꼬집었다.
또한, 이 모델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경제학적 근거가 없는 ‘인터넷 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호텔경제학’은 케인스 경제학의 현대판인가?

‘호텔경제학’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주장이 케인스 경제학의 ‘승수 효과’를 단순화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승수 효과란 정부 지출이 소비와 투자를 유발하여, 초기 투자액보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호텔경제론’은 케인스가 1936년 대공황 극복을 위해 제시한 돈의 흐름을 강조한 일반경제이론 개념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이 후보의 주장이 케인스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옹호했다.
호텔경제학 vs 통화주의, 케인스 vs 프리드먼

유시민 작가는 ‘호텔경제학’ 논쟁에 대해 “대학원 수준의 경제정책사에 대한 공부 없이는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라며, 이는 1970년대 케인스주의 경제학의 지배력이 무너진 이후, 재정 정책의 효과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케인스 경제학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통화주의 학파는 정부 개입의 최소화와 통화량 조절을 통한 경제 안정을 강조한다.
이준석 후보가 ‘호텔경제학’을 비판하며 “무한 동력이냐”고 묻는 것은, 정부 개입의 효과를 맹신하는 케인스주의에 대한 비판과 궤를 같이한다.
호텔경제학 논쟁과 딜레마

‘호텔경제학’ 논쟁은 경제 정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정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해야 하지만, 과도한 재정 지출은 국가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정부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인 작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호텔경제학’ 논쟁은 단순한 경제 이론 논쟁을 넘어, 정부의 역할과 시장의 자율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정책적 딜레마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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